[Carstoy] 전기차의 시대의 사기캐 포르쉐
A : 나 차 샀어
B : 진짜? 무슨 차?
( A가 B에게 새로 산 차 사진을 보여준다 )

B : 오~ BMW 샀네?
.
.
.
여기서 B는 어떻게 무슨 차인지 알았을까?
자동차에 조금 관심있는 독자들이라면 단숨에 BMW라고 알아 차렸을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알았냐고?

바로 BMW의 상징적인 전면 그릴 ( 키드니 그릴 ) 이 해답이다.
그렇다 자동차에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인식하는데에
자동차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아주 중요한 얼굴 역할을 한다.
자동차의 얼굴, 라디에이터 그릴
라디에이터 그릴은 말 그대로 열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내연기관의 엔진을 식히기 위해서 자동차에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는 부품이다.
FF ( 전방엔진배치, 전륜구동 | Front engine, Front wheel )
FR ( 전방엔진배치, 후륜구동 | Front engine, Rear wheel )
FMR ( 중전방엔진배치, 후륜구동 | Front engine, Rear wheel )
이런 구동방식을 가진 차량들은
전방에 엔진이 있기에 필수적으로 그릴을 전면부에 배치해야하고,
대부분 상용 양산차, 특히 세단 계열을 만드는 브랜드들이 주로 채택하는 구조이다.
대부분의 자동차들이 가지고 있는 전면그릴을 통해
자동차 메이커들은 각자의 개성을 표출 하는 방법 중 하나로 발전시켰다.

BMW는 1933년 생산한 303모델을 기점으로
키드니 그릴이라는 상징적인 그릴 디자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BMW 대표 모델인 3시리즈의 변천사를 보면
외형은 변화하지만 키드니그릴은 계속 유지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자동차 회사들의 이런 전면 그릴을 통한 브랜딩은 BMW 뿐 아니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판테온 신전을 오마주한 롤스-로이스의 판테온 그릴

방패모양같은 제네시스의 크레스트 그릴 Crest Grill

메르세데스의 다이아몬드 그릴 Diamond Grill

렉서스의 모레시계 같은 스핀들 그릴 Spindle Grill

애스턴마틴의 상어 그릴 Shark Grill
등등.. 모두 다른 브랜드이지만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은 필수로 가지고 있고
각자의 디자인이 다르며,
서로 다른 인상을 주는 것을 알 수 있다.
상용차는 만남의 상징?
그릴의 디자인들이 이렇게 진화 한 이유는
럭셔리카와 상용차는 도심 속에서 정지된 상태로 마주보는 순간이나
첫 인상이 중요한 상황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세단은 첫 만남에 신뢰, 품격, 정숙함을 전달해야하는 차종이기에
자연스럽게 전면 디자인, 그릴( Front Face ) 에 강한 개성을 부여하며 발전해왔다.


럭셔리 세단의 상징인 롤스-로이스를 보면,
전면은 웅장할 정도로 디자인 된 것에 반해
후면은 나름(?) 평범 한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슈퍼카와 스포츠카는 속도와 역동성이 상징 이므로,
달릴때 보이는 뒷모습
즉, 움직임이 드러나는 후면 디자인에 더 많은 힘과 개성을 담는 경향을 보인다.
물론 앞모습도 날렵하게 디자인한다 ㅎㅎ


하이퍼카 브랜드의 대표주자 부가티를 보면
앞면에 비해 폭룡적 디자인의 뒷면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사람들이 슈퍼카의
Back-Side-Quater view ( 뒤측 대각선 위에서 본 ) 를 가장 많이 본다고 하며
인터넷에 슈퍼카를 검색해보면 그런 뷰의
사진이 가장 많이 검색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평소에 길에서 우렁찬 소리를 내며 빠르게 지나간 슈퍼카를
뒤돌아 뒷 모습을 본적이 한 번씩은 있지 않는가?
그렇다면 포르쉐의 얼굴은 뭘까?
포르쉐는 지난 포스팅에서도 설명했지만
RR방식의 구동계이기 때문에
전면에 라디에이터 그릴,
즉 정면에 공기 흡기구가 필요가 없다.

따라서 포르쉐는 정 원에 가까운 타원을 살살 비틀어
타원의 헤드라이트로 시선을 집중시키고

자기만의 바디 쉐입 ( 티어드롭 쿠페라인 ) 으로
포르쉐만의 얼굴을 만들었다.
포르쉐가 거의 70여년을 원형 헤드라이트로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각인시켰기 때문에
현재 원형 헤드라이트를 가진 다른 브랜드의 신차를 보기 쉽지 않다
전기차 시대에 갈피를 못잡는 회사들
전기차 시대가 온 지금, 전면에 공기 흡입구가 뚫린 전기차를 본 적 있는가?
전기차는 좋은 전비를 챙기기위해서 좋은 공력을 가지는 것이 필수이기에
바람과 가장 먼저 맞닿는 전면에
공력을 저해하는 구멍을 파는 디자인을 할 수 없다.

대표적인 전기차, 테슬라의 경우
브레이크 냉각을 위한 최소한의 구멍만 남긴채
모든 구멍을 막은 공력휠을 볼 수 있다.
바퀴까지 막는데, 전면에 구멍을 뚫을 수 있을리가...
이런 전제조건을 두고 기존의 내연기관 회사들은
정말 말 그대로 똥을 싸기 시작했다.


벤츠의 역사와도 같은 G Class와 신형 전기 G Class


벤츠의 상징과도 같은 S Class 를 망둥어로 만들어 버렸다...

최근 BMW는 차세대 전기차 모델의 새로운 디자인을 내놓았다.

BMW는 2020년 뉴트리아 같은 키드니 그릴 이후
현재 키드니 그릴에 잠식 당한 것 같은 디자인 행보를 보여주기에 패스하겠다...

한 시대를 아름다운 자동차로 대표되던 재규어는
전기차 브랜드로 전향을 발표 한 뒤

판매량 97.5%감소라는 결과를 맞이 했다.
전기차 시대의 사기캐, 포르쉐
포르쉐는 계속 설명했다 싶이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이 없어서
바디쉐입으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표출 한 회사였다.
따라서 포르쉐는 전기차라고 과한 기믹이나 인위적인 미래형 디자인 대신,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형태적 언어를 그대로 이어갔다.

따라서 타이칸은 뒷면만 보아도 포르쉐 같은 이미지를 준다.

심지어 포르쉐는 최초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만들만큼
전기구동 기술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전기차 시대의 사기캐라고 볼 수 있다.
포르쉐는 격변하는 시대에 역사를 살려냈다고 볼 수 있다.
전기차에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필요 없다.
엔진이 없으니 냉각을 위한 공기 흡입구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기차들이 여전히
내연기관 시절의 전면 그릴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어떤 차들은 실제로 필요하지 않은
엔진룸 공간의 비례까지 고수하며,
마치 엔진이 있는 듯한 형태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이제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라는
디자인의 기본 원칙에서 한참 벗어난 모습이라 볼 수 있다.
물론 초창기에는 전면 그릴이 없는 자동차가
소비자에게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졌기 때문에


익숙함을 주기 위한 과도기적 디자인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이런 형태를 유지하는 이유는,
브랜드의 정통성과 상징성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전면 그릴은 단순한 냉각 장치가 아니라,
각 브랜드의 얼굴이자 역사이기 때문이다.
오늘 날, 브랜드의 기억을 이어가는 상징적인 이미지를 유지하는 선택은
독일까 달콤한 사과일까?
지금까지 전기차 시대와 포르쉐의 카 스토리 시리즈 포스팅 3부작 이였습니다
3부작은 여기에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Carstory] 독재자가 총애한 포르쉐? 포르쉐의 역사이야기
전기차의 시대 요즘 전기차의 시대가 다가오면서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도 전기차를 하나 둘 내놓고 있다. 대중적인 내연기관 브랜드들이 전기차를 이해하기 힘든 디자인들로 내놓
mj-edit.tistory.com
1편
[Carstory] 포르쉐 911이 자동차 디자인의 정점인 이유
지난 포스팅에서 포르쉐의 역사에 대해서 다루었다.https://mj-edit.tistory.com/3 [Carstory] 독재자가 총애한 포르쉐? 포르쉐의 역사이야기전기차의 시대 요즘 전기차의 시대가 다가오면서 전통적인 내
mj-edit.tistory.com
2편
다음엔 나도 이제 모터스포츠 아는 척 할 수 있나?
About MotorSports 시리즈 포스팅을 진행 해보겠습니다^^